짧은 생각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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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의 페북 글을 읽으니 아침부터 드뷔시 음악이 땡긴다. 미켈란젤리가 연주하던 영상의 도입부가 되돌이표처럼 귓가에 멤돈다. 드뷔시 음악은 조성음악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다는 생각. 음악과 음향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는 그의 음악을 들으면 스릴이 느껴진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쇤베르그가 서 있다. 더 나가면 음악을 듣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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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이야기 나오니 얼마전 본 덩케르트가 생각난다. 덩케르트는 배경음악을 배경음향화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의 음향화. CG도 없고 거대한 전쟁장면도 없는 이 영화가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역할을 음악이 담당했다고 본다. 마지막 스피트파이어의 무동력 비행이 감각적으로 느껴진 까닭도 일체의 사운드가 사라진, 초반부터 종반까지 진행되는 영화의 어법에서 벗어나서 더 효과적으로 느껴졌다고 생각. 다만 마지막의 노골적인 결말은 놀란답지 않다는 생각. 늘 결말을 열어두는 모호성에 가치를 두던 양반이 처칠의 연설이라니 ㅋㅋ 어려서부터 덩케르트 이야기를 듣고 자란 영국 아이는 성인이 되어도 덩케르트를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해석한다.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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