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 들었다가 열대야가 다가왔는지, 더워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일어나 메일도 한 통보내고 이런 저런 생각이 밀려온다. 심야는 정신만 멀쩡하다면 생각하기 좋은 시간대다. 어제는 쌍용차를 진압하는 경찰 특공대를 보면서 지들을 먹여살려주는 국민을 저렇게 개 패듯이 패는 것이 과연 MB식 민주주의인가 생각이 들었고,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밀려왔다. 쌍용차 노조원들의 투쟁 방식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경찰의 행동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한국 천주교의 수장인 정진석 추기경님이 얼마나 보수적인지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런 추기경님도 쌍용차 사태에 대해 경찰 투입과 식수,먹을 것의 봉쇄는 안된다고 강변하셨는데, 이 놈의 정권도 그렇고 그 정권밑에서 아부떨며 자리보전 하는 족속들의 면상이 역겹다.
여름이 깊어지니까, 천변의 풀밭에서는 풀이 하루가 다르게 무성하게 자란다. 이름도 모를 들풀 세상인 천변은 초록의 물결이다. 그래서 나는 이 지독한 더위와 습도에도 여름을 미워할 수가 없다. 초록은 언제 보아도 가슴설레고 희망을 품게하는 빛깔이다. 초록의 계절인 여름은 그래서 계절의 여왕이라 생각한다. 생명력의 절정인 이 여름을 즐기고 싶지만 아직 해야할 것이 많다.
그제 친구 만나 선교단 시절을 생각해보니 그때 같이 모였던 사람들의 근황이 궁금해졌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죄다 우울한 소식뿐이다. 크지도 않은 교회 목사면서 대형 승용차를 몇 대나 굴리는 이상한 교회. 나랑 동갑인데 아버지 교회를 물려받는 이상한 교회. 땅투기해서 돈을 많이 벌었는데 주님의 은혜라고 말하는 성도. 뒤에서 같은 교회 식구 험담하는 전도사. 도대체 이곳이 교도소와 다른 것이 뭔가.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다고 말하지만, 적어도 교회만큼은 그렇지 않았으면 한다. 주님이 얼마나 아파하시겠는가.
잠이 안 올만 하군요……(^-^;)
그러게요 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