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차…

얼마만에 아침에 차를 맛보는지 모르겠다. 한동안 보이차에 열광했다가 그 거품에 질려 다시 우리차로 돌아왔다. 좋은 이웃을 둔 관계로 차의 세계가 많이 넓어졌다.

뉴스후를 조금 보다 말았는데 커피는 생각하면 할수록 정이 안가는 식품이다. 고작 음료에 불과한 작물이 교역량 세계 2위라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석유 다음으로 많이 교역된다는 것이 내 시각에서는 웃기기까지 하고, 또 그런 엄청난 교역량을 자랑하면서도 생산국가가 갈수록 가난해지는 까닭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사실 난 특별한 장소가 필요해서라면 모를까 습관적으로 한끼 밥값과 맘먹는 커피 전문점 커피를 서스럼 없이 먹는 이상한 세태 또한 불만이다. 게다가 커피를 심으면 다른 작물을 재배할 수 없다. 아프리카 기근의 한축을 커피가 담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기호식품은 말 그대로 기호식품으로 끝내야 한다. 없어서 못사는 것도 아닌데, 호화로움으로 무장할 필요는 없다.

왜 갑자기 커피 이야기가 나왔지 ㅡ.ㅡ

아무튼 오랜만에 차를 마시면서 오랜만에 음악을 듣는다. 카페인때문에 5시가 넘어가면 차를 마시지 않는다. 예전에 멋 모르고 밤에 차를 마시면서 음악 들을 때는 참 좋았다. 잠을 못자서 그랬지.

Nakamori Akina (中森明菜)의 음악을 듣는다. 어제 밤부터 갑자기 듣고 싶었다. Nakamori Akina (中森明菜)는 80년대 마츠다 세이코와 더불어 일본의 대표적인 여가수다. 마츠다 세이코라면 그녀는 치를 떨겠지만. Nakamori Akina (中森明菜)는 한국계다. 뭐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 그녀의 목소리는 웬지 모르게 비극을 연상시킨다. 그녀가 부른 음악중에서 유명한 곡도 대개 다 그렇고. 안전지대가 부른 恋の予感라는 곡을 그녀가 25주년 기념앨범에서 다시 부르는데 넘치는 비애감을 주체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어릴적 아이돌 시절의 발고 명랑한 면모는 어느 덧 다 사라지고, 이제는 중년의 쓸쓸함을 가득 풍기는 음악가가 되어버렸다.

아침부터 웬 청승인가 싶기도 하지만, 이 노래를 들으면 이 끈질긴 감기도 이겨낼 것 같다. 휴일이라 참 좋다. 늦잠도 자고 음악도 들으면서 글을 쓸 수 있으니 말이다. 그간 별로 바쁘지도 않았는데 생각도 짧아지고 말도 짧아졌다. 사람에게 쉼이란, 본연으로 모습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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