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복싱을 시작한지 한 달이 되어간다. 하면 할수록 빠져들어간다.


 


왜 복싱을 배우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는데, 왜일까? 한번이라도 손에 붕대를 감고 뛰어본다면 내 느낌을 알 수 있을까?


 


복싱은 아주 힘든 운동이다. 땀이 별로 없는 나도 운동이 끝나면 상의,하의 할 것 없이 모두 비를 맞은 것처럼 땀에 젖어 있다. 같이 운동하는 형 말처럼 하루 배우고 이틀을 걷지도 못했다는 말이 농담이 아니다.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다리가 많이 아프다. 하지만 참고 뛰고 뛴다. 복싱은 아픔도 잊고 사람을 뛰게 한다.


 


쉴 새 없이 흐르는 땀에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지만 멈출 수 없는 폭주 기관차처럼 사람을 가만 내버려 두지 않는다. 붕대를 손에 감는 순간부터 심장은 뛰기 시작한다. 심장 박동에 맞춰 발은 스텝을 맞추고 주먹은 스텝에 맞춰 나간다. 잘하든 못하든 일단 글러브를 끼면 나는 복서 고지원이다.


 


한 번 뛰고 쉴 때마다 폭주하는 심장 박동소리가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고,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이 맘에 든다. 그래서 뛰고 또 뛰는 것이다. 거울을 보고 수없이 자세를 연습하고 샌드백도 두드리고, 링에 올라가서 뛰고 또 뛰고


 


어찌 보면 지루한 자세 연습에 불과할 수 있지만, 흘리는 땀이 모든 것을 보상해주는 것 같다. 수영도 보통 힘든 운동은 아니지만, 수영에서는 뺨을 빗물처럼 흘러내리는 땀을 느낄 수가 없다. 복싱은 땀을 느끼게 해주는 운동이다. 내가 이기고자 상대 주먹을 피하고 내 주먹을 날리는 운동이지만, 내 주먹을 날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이 필요로 하는지 몸으로 깨우쳐주는 운동이다.


 


복싱의 매력은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은 그 극한까지 내 몸을 이끌어내는 것에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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