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 화해를 했다. 이번에는 헤어지는가 싶었는데, 그동안 만난 6년의 세월이라는 것이 무섭기는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보다 무서운 것이 정이라고……
여자친구하고 헤어져 있는 기간에, 어떤 아가씨가 나한테 관심을 보였다. 가끔 이런 아가씨들이 있는데, 도대체 뭘 보고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지 모르겠다. 내가 낯을 가리고 수동적인 사람이기는 하지만, 사랑만큼은 능동적이고, 낯을 가리지 않는다. 일단 내가 좋아한다는 확신이 있을 경우에는 기름통을 들고 불 속에라도 뛰어들 각오로 대쉬한다. 상처를 받고 말고는 그 다음 문제고, 좋아한다는 확신이 생겼을 경우에는 그것 또한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연애를 그리 많이 해보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짧게 만나도 3년은 만났다. 그러니 첫사랑까지 셈해보면 3번의 연애를 한 것. 첫사랑은 짧기도 짧아서 여름 날의 꿈이었지만, 그 후에는 모두 그 사람을 알기에 적은 시간은 아니었다. 그리고 사람이라는 것이 만나면 만날수록 좋은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사람의 생리인 것 같기도 하고.
그동안 나를 좋아해준 몇몇 아가씨들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나는 사랑받는 것 보다 사랑하는 것이 더 행복한 사람이라, 고맙기는 하지만 그네들의 구애가 그리 반가울수만은 없었다. 내가 좋아한다거나, 서로 좋아한다면 사정이 다르겠지만, 저쪽의 감정보다는 이쪽의 감정이 중요한 이기적인 사람이라, 늘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내 마음이 흘러가더라. 그래서 늘 그네들의 관심을 모른척 하고 넘어가곤 했었다. 사실 내가 나서서 설치는 것이 더 우스운 모양새이기도 하고…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서 사랑받는 것이 사랑하는 것 보다 나에게는 더 큰 즐거움이고 행복이다. 그리고 20대의 내 삶에서 내가 좋아한 사람도 저 3명외에는 없는 것 같고,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내 애정에 호응해준 사람이 저 3명이라는 것이 더 정확하겠지. 아무튼 첫눈에 누구에게 반하는 사람도 아니고, 특별히 좋아하는 이상형이 있는 것도 아니라, 나는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모른다. 여기에 대한 정답은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에는 이유가 없다는 것이 가장 정확한 대답일 것이다.
아직도 나는 사랑만큼은 운명론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 것도 운명이라, 내가 그리 열심을 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자친구하고 헤어져있는 동안에 그런 생각을 했었다. 30년을 살면서 3명을 좋아했는데, 그 3명은 운명이라고 불러도 괜찮지 않을까… 이 생각을 하니까, 마음에 봄바람이 불어왔다.
운명같은 사랑이란,
‘운명’적인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게 된다기보다는
사랑을 하는 순간, 사랑을 하기로 ‘결단’하면서 비로소 그 사랑이 ‘운명’이 되는 것이지요.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운명의 친구분과 화해하신 것 축하드려요. 계속 마음에 봄바람이 살랑살랑~
흠. 저는 좋아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배신 못해서 하는 연애가 대부분이었으니, 어떻게 보면 딱 반대네요. 뭐 배신을 못했다기보다는 너도 좋고 너도 좋은데 쟤가 먼저 대쉬. 뭐 이런 식이라서, 언제나 여친님한테 죄책감만 가득해요. 그런 의미에서, 심히 부럽습니다.
엥… ㅡ.ㅡ
저도 죄책감이라면 할말이 없는 사람입니다. ㅡ.ㅡ
코미님의 마음에도 봄바람이 곧 불어올 것 같습니다. ^^
항상 건강하세요.
그래야 운명이 다가왔을때 강건하게 나아갈 수 있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