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부패에 망하고 진보는 분열에 망한다는 말이 있다.
이말을 딱 증명해주는 당이 하나 있으니 이름도 거창한 민주 노동당이다.
난 개인적으로 민주 노동당원들은 신뢰할 만하고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민주 노동당이라는 단체를 이야기할 때는 사정이 다르다. 선한 개개인들이 집단이라는 광기 속에 들어가 어떻게 망가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까.
민주노동당 내에서 파벌 싸움이 장난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제3자인 내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한두 사람 입을 거쳐 들리는 소리는 한나라당보다 더한 진흙탕 싸움이다. 옳은 소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부패한 소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보다 더 더러운 싸움판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내게는 역설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민주노동당은 배가 불렀다. 배부른 노동자, 귀족 노동자들로 불리는 사람들만을 위한 정당이 어떻게 서민정당이 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진짜 노동자는 현대 자동차 대기업에서 노조의원을 지내시는 분들이 아니고 그 아래 하청업체에서 허리가 부러져라 일하는 근로자들이며, 배부른 귀족 노동자들의 푸념에 취직 못 하는 20,30대 청년 실업자들이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뛰어들겠다고? 기존 노조원들 배채우기도 바쁜 와중에 어떻게 힘도 없는 비정규직 배까지 채워주겠다는 것인가? 이건 어딘가 모순된 현실이 아닌가? 비정규직을 위한다면 정규직들도 조금의 희생을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비정규직을 위해서 조금 가진 사람들이라도 조금이라도 더 나누는 것이 바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규직 배도 채우고 비정규직 배도 채우겠다는 심보는 내가 보기에 도둑놈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가 무슨 봉인가? 당연히 자본가도 자신의 손해를 감안해야겠지만, 모든 비용과 손해를 자본가와 사업주에게 청구하는 것은 못 가진 사람들의 한풀이 불과하다. 우리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들이라면 손해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저 인터뷰를 읽으면서 참 안타까웠던 것은 정말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은 노조도 만들지 못한다는 하소연이었다. 민주노동당 사람들이라면 땅을 치고 반성해야 할 저 절규를 어찌된 영문인지 민주노동당과 양대 노총 사람들만 모르는 것 같다.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당을 만들었는데, 그 당은 모양새가 부자당을 닮아가려고 한다. 거대한 담론을 외치고 서민,민생을 외치지만, 그 과정을 보면 부자 당과 다를 바가 없다. 절차가 민주적이고 당원에 의해서 운영되는 유일 정당이라고? 절차고 방법이고 사람이 그 마음 씀씀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공허한 백지장에 불과하다.
이번 대선에서 권영길 후보가 진정 당을 사랑하고 노동자와 서민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면 자진 사퇴하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권영길 후보의 당선에 특정 파벌의 지지가 있었다는 사실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벌써 몇 번을 대통령 후보로 나왔는지도 모르겠지만, 꽤 되는 것 같다. 나는 그가 사퇴하고 심상정 의원 같은 여성에게 길을 열어주었다면 패배하더라도 더 멋진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한나라당이야 입만 살아있는 시궁창과 다를 바 없지만, 서민을 위해 모였다는 투사와 같은 사람들이 떼를 이뤄 시궁창을 이루는 것을 보면 쓴웃음이 나온다. 권력이라는 것이 그래서 무서운가보다. 손에 넣으려 발버둥치고, 잡으면 놓지 않으려 발버둥치고…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참 쓸모없는 당이다.
물론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민주노동당이 잘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하는 쓴소리다.
이 당이 잘 되어야, 어찌 되었든 이 나라도 잘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http://www.vop.co.kr/new/news_view.html?serial=89958
이명박 후보는 국민성공시대, 정동영 후보는 가족행복시대를 말합니다. 권영길 후보는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이라면서 코리아연방공화국을 내세웠군요.
권영길 민주노동당이 제시한 ‘코리아연방공화국’은 어떤 나라일까요? 모든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꾸욱~
잘 읽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의 공약은 볼 때마다 마땅히 옳고 꼭 실현되어야 한다는 내용들만 채워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그 공약들이 뜬 구름이 아닌 실현 가능한 공약들인 것 같은데, 현실은 아직도 소원하네요.
가진 사람들이 만든 허상을 실상으로 보는 서민들의 나라가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