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이름이 세상 가장 편하고 사랑하는 세상에서, 엄마라는 이름이 세상 가장 슬픈 세상.
엄마가 떠나고 결혼과 여자친구를 떠나보냈다. 회사도 그만 두려고 했는데, 아버지마저 잃을 수는 없어서 회사는 다니고 있다. 엄마 생각만 하면 숨을 쉴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게 된다. 잊고 또 잊고 다른 생각에 몰두하며 살아가려 하지만, 생각을 끝은 항상 엄마로 귀결된다.
서른이 훨씬 넘어도 학교 졸업도 못하고, 취업도 못하는 아들때문에 맘고생하며 산 엄마. 취업을 결정한 것도 아들 뭐하냐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속상해 하던 엄마 모습때문이었다. 취업할 생각도 없었고, 그래서 취업 준비도 안하고 살았다. 먹고 살만큼만 벌고 약간의 농사를 지어 살면 나 하나는 편하게 살 것 같았는데, 나만 편하고 엄마 속은 병들어 갔다. 취업하고 좀 나은 회사로 이직하니 엄마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태어나서 가장 큰 효도를 한 것 같아서 나도 좋았다. 회사도 옮기도 결혼도 하고 그러고 살 줄 알았다.
엄마가 떠나고 모든 것이 변했다. 삶이 불행의 파편속에서 부디끼며 살아가고 있다. 한숨을 쉬지 않으면 내가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린다. 미친놈처럼 정신을 어디에 두고 사는지 모르겠다. 회사도 다니고 운동도 하고 밥도 잘 먹고. 모든 것도 다 잘 돌아가는 것 같다. 그런데 내 마음속을 점점 병들어 간다. 엄마없는 세상은 그런 것 이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회사를 언제까지 더 다닐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눈물이 마르니 한숨이 마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