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때 수녀님하고 잠시 신부님이 되는 것은 어떨까 고민한 적이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 나 자신을 몰라도 그렇게 몰랐을까 싶지만, 지금도 맘 한구석에 늘 이런 생각이 조금은 미련처럼 남아있다.
그런데 난 저렇게 살 수 있을까? 이 질문에 항상 고개가 꺾이고 만다. 꿈과 내가 가진 욕망과 능력은 반비례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님들의 삶이 난 무척 부럽다. 어떻게 나를 부정하고 저렇게 살 수 있을까? 나를 부정하고 싶어도 노래 가사처럼 내 안의 나는 너무 많다.
그리고 권정생 선생님 다큐를 보았다. 보면 울 것 같아서 안보고 버티다가 얼마전에 봤는데, 눈물이 와락 쏟아져내렸다.
내게 있어서 권선생님은 와락 쏟아내는 눈물이지만 그 눈물이 비탄에 젖거나 한없는 슬픔에 젖는 눈물의 대상이 아니다. 그 눈물은 강아지똥처럼 민들레를 피어내는 희망의 눈물이다.
선생님은 내게 있어서 그런 분이다. 뵌 적도 없지만 선생님은 늘 나와 함께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선생님이 떠난 빈자리가 아쉽지만 든든하고, 선생님의 새 글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슬프지만, 남은 선생님의 글이 위로와 새 힘이 된다.
보면서 자꾸 눈물이 나, 여자친구가 걱정을 많이 해서 끝까지 다 보지 못했다. 밤에 홀로 남은 시간에 남은 부분을 보는데, 어찌나 눈물이 쏟아지는지 끝까지 보기 힘들었다.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수사님들의 삶이나 권선생님의 삶이나 주님 앞에서 나를 내려놓은 삶이다. 욕심을 버리고 욕망을 버리고, 나를 버리고 주님 가신 그 길을 좇아 십자가를 지고 간 길이다.
그 길이 주님 가신 참된 길인 것을 알기에,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이 또한 괴롭다.
많은 생각이 드는 포스팅이네요
잘보고 갑니다
요새 약속도 많고 이래저래 바빠서
잘 못왔네요 ㅎㅎ
늦달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시구요
연말도 잘 마무리 하시길 ^^
블로그에 반가운 글이 올라왔네요.
고등학교때 들었던 머라리어 캐리 캐롤 음반이 올라왔어요.
말씀대로, 캐롤 음반의 고전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