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금치에서 수많은 조선 농민들의 하얀 옷이 피로 물 들고 녹두장군 전봉준의 목이 떨어지던 날, 우리네 백성은 영웅이었던 그 넋을 잊지 않고 이런 노래를 지어서 불렀다.
누가 지은지도 모르는 이 노래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은 당시 백성의 마음에 녹두장군 전봉준이 어떤 인물이었고, 동학운동이 어떤 운동이었는지를 말해준다.
온갖 폭정에 시달리면서도 잊지 않았던 농민의 희망.
그 희망의 꽃이 동학농민혁명이었다.
비록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꽃이 되었지만,
우리네 백성 마음속에 동학혁명은 꽃이 되었고, 빛이 되었다.
여러서부터 난 이 노래가 무척 좋았다. 철없을 때부터 이 노래만큼 내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는 노래도 드물었다.
펜데레츠키가 새야새야를 주제로 교향곡 5번 ‘한국’을 작곡했다는 이유로 이 곡을 찾아서 듣기도 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내가 이 노래에 반응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내 고향에서 녹두장군이 태어났고, 동학농민군이 처음 봉기하였다.
내 고향 선조들의 입에서 입으로 불리어졌을 이 노래에 내가 유달리 친근함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100년전에도 피지못했고,
100년이 지난 지금에도 피지 못하는 민중의 꽃은 언제피어날것인지……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간다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은새야 녹두꽃이 떨어지면 부지깽이 매맞는다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은새야 아버지의 넋새보오 엄마죽은 넋이외다 새야새야 파랑새야 너는어이 널라왔니 솔잎댓잎 푸릇푸릇 봄철인가 널라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