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변천사

제가 공익하면서 처음 구입한 오디오입니다. JVC 콤포를 다 구입할 돈이 없어서 스피커만 일단 구입해서 썼던 시기이죠. 공익하면서 나오는 밥값을 모아 구입했는데 그 셀렘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지금도 JVC 있나요?

OLYMPUS DIGITAL CAMERA

제 오디오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혁명이라면 KEF RDM2 이 스피커를 들인 겁니다. 피아노를 좋아하는 저에게 딱 적당한 스피커였는데, 가격을 생각하면 어질어질한 성능이었습니다. 물론 이것도 2002년 기준이니 꽤 오래전입니다. 아무튼 전 이 스피커가 좋아서 평생 갖고 갈 것을 다짐합니다.

스탠드가 없었을 때 동네에 누가 버린 스피커를 주워다 위에 돌판을 올려놓고 스피커를 올려놓았습니다. 적당한 높이가 왜 중요한지 알려준 계기였죠. 이때 스텔로 1 시디피를 구입하고 앰프도 암펜스터 앰프를 사용하면서 하이파이 흉내를 내게됩니다.

최초로 분리형을 사용하던 시기입니다. 가성비의 제왕 스텔로를 주로 사용했는데 결과는 망이었습니다. 어설픈 가격에는 인티앰프가 더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직장에 취업하게 되면서 저는 좀 좋은 기기를 사용하게 됩니다. 오디오 인생에서 하이파이의 신세계를 보여준 간단하면서도 아름다운 세팅. 노라 바이퍼2 라는 스피커 럭스만 인티, 스텔로 시디피. 밑에 수건은 스피커가 무거워서 위치를 잡으려 이동하려고 놓은 겁니다 ㅡ.ㅡ 이 정도만 되어도 사실 어마어마한 소리를 들려주더군요. 그런데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습니다. 내장산 산속 창고를 빌려 살던 때인데 산속 허름한 창고에서 난방없이 살면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백수 시절 돈이 없어 난방을 못하고 아침에 세수 할 때면 세수대아가 얼어 있었지만, 전기장판으로 겨울을 버티던 저도 산속 추위를 버티지 못합니다.

시내에 집을 얻어 살 던 때인데, 이때 오디오 플라이트 CD1 시디피를 쓰게 됩니다. 고가의 기기는 이런 맛이구나… 소스 기기의 중요성을 알려주던 기기입니다.

이후 본가에 들어와서 살게 되고, 아는 형이 오디오를 정리하게 되면서 타이달이라는 스피커를 들이게 됩니다. 타이달 스피커를 들이면서 음의 중심이 아래에 위치하고 무대가 광활하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이후 이런 저런 기기를 써보지만 그렇게 큰 감동이 없습니다.

오디오룸을 드디어 다 짓고 나그라 앰프를 들이게 됩니다. 작고 정밀하고 가볍고, 좋은 소리를 들려주지만 뭔가 아쉽습니다. 이때부터 삽집을 좀 하게 됩니다.

아는 형님 소개로 일산의 샵을 소개받게 됩니다. 이때부터 이 샵 사장님과 거래하고 중고장터는 가끔 가게 됩니다. 전문가의 솜씨가 뭔지 이 때 알게 됩니다. 이걸로 밥먹고 살고 이 일이 좋아 미친 사람의 업력은 어마어마 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제가 시행착오를 하고 공부해서 알 수 있는 영역이 아니더군요.

평생 사용 할 줄 알았던 타이달도 결국 바꾸게 됩니다. 평생 사용할 수 있는 기기는 없는 것이지요. 그 순간 그 기분의 나만 있을 뿐이죠. 타이달에서 이소폰으로 스피커를 바꾼다고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디테일이라고 봐야겠네요. 그만큼 타이달이 좋은 스피커인거죠.

티비 난반사 방지를 위해서 브런트 전동엔진을 달아 블라인드를 핸드폰으로 조작하게 만들었지만, 보기에 그닥입니다. 그 전에는 티비에 담요를 덮어 사용했는데 그 것보다는 나은 정도? 결국에 음향판을 사서 티비에 걸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의 시스템이 6년째 유지 중입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에 오디오 생활은 정체만 되어도 다행인거죠.

저는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중학교 2학 년 때 처음 시디를 사고 케이스가 기스 날 까봐 수건에 싸서 보관 하던 때부터 지금까지 음반은 주기적으로 삽니다. 오디오가 아무리 비싸도 제가 가진 음반에 비할 바가 아니죠. 음반들은 제 삶이 녹아있습니다. 백수로 지내던 시절에는 음반을 좀 팔 수 밖에 없었지만, 돈을 버리 음반을 팔지 않고 살 수 있더군요.

생각해보면 음악을 좋아하는 것도 이렇게 집착하는 것도 타고난 성향 같습니다. 음악이 제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워낙에 커서 음악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을까 생각했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보니 음악도 아이에 비할 수가 없더군요. 아이가 태어나면서 제 오디오 생활은 정지하게 됩니다. 다만 음반 구입은 이전과 비슷한 정도는 유지를 하는군요.

이 방이 3층인데, 루바를 저 혼자서 옮겼습니다. 태어나서 가장 힘들었던 때인데 와 이 무거운 루바를 1층에서 3층까지 옮겼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도 믿어지지가 않네요. 이후에 루바를 시공하는 것은 장난이죠.

피아노라는 악기를 사랑하다보니 피아노 음악도 많고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합니다. 결국 보험대출을 받아 야마하 그랜드 피아노 C3를 사게 됩니다. 내 집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좋더군요. 새벽에도 피아노를 칠 수 있고 그랜드 피아노를 집에 들일 수 있다니…

다들 그렇지만, 저도 돈이 많아서 이러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술담배 안하고 사람들 안만나고 다른 것 일체 안하고 이것만 하고 사는거죠. 돈이 많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좋아하는 것을 넘어 사랑하는 수주이 되어야 이렇게 할 수 있는거죠.

제가 자랑하려고 쓰는 글은 아닙니다. 연봉을 많이 받는 직장인도 아니고 지금 오디오와 음반은 제가 30년 동안 모아온 노력과 비용을 결과물입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관심 갖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글을 올리게 되면 제가 좋아하는 미켈란젤리에 대해서 써보겠습니다. 제 우상인 미켈란젤리. michelangeli.org 사이트까지 운영하지만 몇 년째 운영만 하네요. 저도 열정이 예전만 못한거죠.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