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는 것…

매번 느끼는 삶의 순간이다.

엄마를 생각 할 때마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고,

지금이 얼마나 위대한 순간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시간이 지나니 슬픔도 지나고,

엄마를 생각하지만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살아있다는 것은 이렇게 망각을 만들어주고,

치유의 공간도 만들어준다.

 

그러나 내가 잠이 든 순간,

살아있다는 내 의식이 가장 미비한 그 순간,

엄마 생각에 눈물이 난다.

요즘 자면서 눈물을 많이 흘리는 까닭이 이것이 아닐까 싶다.

 

엄마를 잃은 슬픔을 나는 살아있다는 위대한 이 축복으로 이겨내고 있다.

살아있다는 것은 그런 것이고, 또 그렇게 사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살아 잘 살지만,

엄마를 잊을 수 없는 내 마음은 

내 의식 너머에서 엄마를 기억하는 것 같다.

 

운명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엄마는 나에게 운명.

 

 

 

 

삼위일체

오늘 미사 강론 주제는 삼위일체.
삼위일체에 대해서 나는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해봤을까.
교육의 결과를 습관처럼 되뇌이며 살아왔지만,
오늘 주제를 듣고 잠시 묵상하면서 내 안에 하느님, 성령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예수님이 승천하시면서 남긴 말씀이 새삼 마음에 와 닿고
신앙인에게 내면의 질서과 성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하느님이 세상에 오셨고,
예수님은 다시 하늘로 가셨지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는
내 마음에도 계신다.

 

 

엄마없는 세상

엄마라는 이름이 세상 가장 편하고 사랑하는 세상에서, 엄마라는 이름이 세상 가장 슬픈 세상.

엄마가 떠나고 결혼과 여자친구를 떠나보냈다. 회사도 그만 두려고 했는데, 아버지마저 잃을 수는 없어서 회사는 다니고 있다. 엄마 생각만 하면 숨을 쉴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게 된다. 잊고 또 잊고 다른 생각에 몰두하며 살아가려 하지만, 생각을 끝은 항상 엄마로 귀결된다. 

서른이 훨씬 넘어도 학교 졸업도 못하고, 취업도 못하는 아들때문에 맘고생하며 산 엄마. 취업을 결정한 것도 아들 뭐하냐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속상해 하던 엄마 모습때문이었다. 취업할 생각도 없었고, 그래서 취업 준비도 안하고 살았다. 먹고 살만큼만 벌고 약간의 농사를 지어 살면 나 하나는 편하게 살 것 같았는데, 나만 편하고 엄마 속은 병들어 갔다. 취업하고 좀 나은 회사로 이직하니 엄마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태어나서 가장 큰 효도를 한 것 같아서 나도 좋았다. 회사도 옮기도 결혼도 하고 그러고 살 줄 알았다.

엄마가 떠나고 모든 것이 변했다. 삶이 불행의 파편속에서 부디끼며 살아가고 있다. 한숨을 쉬지 않으면 내가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린다. 미친놈처럼 정신을 어디에 두고 사는지 모르겠다. 회사도 다니고 운동도 하고 밥도 잘 먹고. 모든 것도 다 잘 돌아가는 것 같다. 그런데 내 마음속을 점점 병들어 간다. 엄마없는 세상은 그런 것 이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회사를 언제까지 더 다닐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눈물이 마르니 한숨이 마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