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23분의 단상

오랜만에 이 시간까지 깨어있는다. 6시에 커피를 마신 탓이다.
둘째까지 목욕시키고 분유먹이고 재우고 나서야 시간이 주어진다.

신생아 목욕을 전담해서 한 것은 나인데, 다시 신생아 목욕을 시키려 보니 모든 것이 낯설다. 유투브를 찾아보고 다시 연습해서 목욕을 시킨다.

목욕을 시키는데 손에 익은 것은 하나도 없고, 익숙한 것은 허리가 아프다는 것 뿐.
둘째를 보다보면 첫째는 다 키웠다는 생각마저 들 때가 있다. 아직 말도 못하는데 말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하느님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소명은 육아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이것보다 나에게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없다.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 생각이 자주 난다. 고향에 살다보니 엄마와의 추억을 자주 접하기 때문. 아이와 시장에 갈 때면 노점상 할머니와 100원을 두고 실랑이 벌이던 엄마 생각, 나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다녔던 엄마.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기억들이 되살아 난다.

엄마와의 추억들이 함께하다보니 나는 육아가 힘들다는 생각보다 기쁨으로 다가온다.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며 엄마를 본다. 볼 수 없지만 아이들을 통해 엄마를 본다.

랑랑의 바흐 골드베르그 변주곡

첫곡 아리아부터 장식음을 처리 방식이 독특하다.아마 랑랑 자신 방식일 듯.장식음을 억제한 켐프음반 같은 정적인 느낌을 주지만 흔히 연주되는 부조니 판본보다 장식음이 적극적이고 템포 또한 자의적이다.나쁘게만 볼 수 없는 것이 충분히 효과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장식음 처리에도 상당히 고심하고 연구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이런 부분.1변주부터 기존의 연주들과의 차별성에서 얼마나 고민했는지 드러난다. 구습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구습에 얽메이지도 않은 연주.난 오히려 쉬프보다 낫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