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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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말은 일사천리[一瀉千里], 일의 진행이 일사천리가 아니라 나이를 먹는 것이 일사천리이다. 벌써 2007년도 반이 지났다.

2. 복싱 도장에 있는 사람들과 많이 친해졌다. 운동이라는 것이 탄력을 받는 것이 이런 때가 아닌가 싶다. 초기의 사무적인 관계에서 인간적인 관계로 넘어갈 때, 가르치는 사람도 조금 더 성의를 가지고 봐주고, 배우는 사람도 더 열심히 배우려고 하니 말이다.

3. 성당에서 미사를 드릴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나는 설교가 예배의 중심을 이루는 개신교보다 의식이 주를 이루는 카톨릭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내가 지금 어디에 다니고 있느냐에 상관없이 내 마음이 더 와닿는 곳은 따로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설교 중심의 개신교는 굉장한 설교가를 만나면 말이 필요가 없겠지만, 이런 경우가 과연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다. 나 또한 설교를 잘하고 못하고는 예배와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능력과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는 것과 전혀 상관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하나님의 임재는 이 모든 것을 초월한다고 생각한다.

 미사를 드릴 때 회중 찬송이 흘러나오면 참 감격스럽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이 어떻게 성가대만의 일이겠는가? 우리 모두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하지 않은가. 모두 다 같이 찬송하는 회중 찬양의 전통이 언제부터 개신교에서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말씀보다는 의식이 중심이 되는 미사를 드릴 때면 말 없이 내 마음에 임재하시는 성령님을 느낀다. 그 차분한 분위기 가운데, 내 심령에 임하시는 성령님을 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난 퀘이커 교도에 가깝지 않나 생각도 가끔 한다. 물론 생각뿐이지만…

4. 요즘은 큰 일도 없고, 바쁘지도 않아서 그런지 생각이 없다.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해야 하나? 생각이라는 것이 리듬을 타는지 요즘은 머릿속이 텅 빈 것 같다.

5. 일상의 큰 변화가 생길 것 같은데, 나이가 들었는지 이제는 변화가 귀찮네…

6. 렌즈를 6개월에 한 번 정도 착용하는 것 같다. 그런데 복싱을 배우면서 렌즈를 매일 착용한다. 내가 얼마나 복싱을 열심히 하는지 말해주는 지표이다. 대회도 나가고 싶은데… 나같은 초고도근시 환자가 복싱을 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RGP를 끼고 하기에는 잘 빠지고 맞으면 충격때문에 걱정이고, 소프트렌즈는 난시때문에 토릭 렌즈를 해야되는데 두꺼워서 눈에 무리가 많이 온다. 경기도 나가고 싶은데, 이것때문에 걱정이다.

짧은 생각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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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7|02|11 21:30:46

1. 우리집에도 광랜이 들어왔다. 700메가 다운 받는데 1분이 걸린다. 세상 좋아졌다.

2. 어렸을 적에는 신문 부고난을 볼 때마다 고[故] @@@ 을 보고 왜 고씨만 죽을까 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3. 세상이 각박하다고 생각했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내가 각박해서 세상이 각박하다.

4. 광랜을 설치하러 오신 아저씨가 정년퇴임전에 공무원 하셨던 분인데, 아내가 미인대회 출신이라고 자랑하더니, 내 동생더러 인물이 좋다고 연발한다.

5. 죽은 사람을 볼 때마다 밀려오는 생각중의 하나가, 세상에 얼마나 많은 유혹이 있는가에 대한 생각이다. 죽음에 대한 유혹까지 범람하나는 세상이니 말이다. 어떤 사람은 살고 싶어서 미치고, 어떤 사람은 죽고 싶어서 미치고, 세상은 극과 극의 공존이다.

2>  07|02|26 00:12:10 

1. 예전에는 남을 위하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요즘의 생각은 남에게 피해나 주지 않고 살면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나 스스로가 나 자신을 과대평가했던 지난 날의 생각에 대한 부끄러움이다.

2. 벌써 봄이 다가온다. 베란다 사과나무에 새싹이 피었다. 갑자기 핀 것이 아닐텐데, 오늘에서야 눈에 들어왔다. 겨우내 물주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보답 처럼 느껴져 마음이 따뜻해졌다.

3. 내 삶에서 음악처럼 미치게 열광했던 것이 무엇이 있었을까 잠시 생각해보았다. 20년 동안 한결같은 열정으로 좋아했던 것은 음악이 유일한 듯 싶다. 가족을 제외하고…

4. 이오덕 선생님의 글을 읽고 느꼈던 것 중의 하나가 우리는 왜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100m 경주를 시키는 것일까. 다 같이 손잡고 뛰어가지 못하는 것도 어찌보면 어려서부터 누구를 이겨야 사는 법만 배운 탓일게다.

5. 늘 그랬지만 자전거 타고 집을 나설 때 뺨을 때리는 바람이 포근해야 제대로 된 봄을 맞이한다.

3>  07|04|01 22:28:01

1. 바쁜 것도 아닌데, 바쁘게 산다.

2. 큰 교회 예배를 오늘도 한 번 나가봤는데, 예외없이 목사님에게 순종하라는 말이 나왔다. 이래서 큰 교회 다니면 바보가 된다. 바보가 바보를 키우는 곳.

3. 멀쩡히 교회 다니는 사람에게 자기 교회 나오라고 전도하는 사람들은 곰곰히 생각하시오,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4. 오늘 날 부흥이 뭔 줄 알아? 수평이동으로 모아놓고 부흥했다고 히히낙낙 거리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광대춤 한 판이다.

5. 봄은 왔는데, 마음은 아직도 겨울을 거닐고 있다.

6. FTA 반대해서 어떤 분이 분신을 했다고 하는데, 세상에서 귀하고 귀한 것이 사람 목숨인데, 왜 그러셨을까…

7. 요즘은 노무현에게 열광했던 내 지난 날들이 잔인하게 복수하는 것 같다.

8.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편하면 마음뿐 아니라 몸까지 망가지는 것 같다.
   제 한 몸 부지런히 놀려야 한다.

9. 다석 유영모는 오늘을 ‘오!늘~’이라고 해석했다. 오늘이 영원이라는 뜻이다. 우리 말도 생각하고 지어내기 나름이다. 그 쓰임새과 뜻이 기발하고 깊고 깊다.

10. 가진 것이 많으면 영혼이 가난해 진다. 버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4>  07|04|09 23:24:38

1. 생각이라는 말은 한자어 같은데 우리 말이다. 생각이라는 말이 한자어 같아서 다른 말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우리 말 같다.

2. 난 종교에서 교단같은 것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있으려면 카톨릭처럼 하나만 있던가. 교단이라고 만들어 놓아봤자, 하는 짓들이 없는 것만 못하다.

3. 살이 5kg 정도만 쪘으면 좋겠다. 나도 권상우처럼 되고 싶은데, 닮은 것은 이윤석이니…

4. 우리는 ‘정말’ ‘너무’ 이 두 단어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난 말 할 때나 글을 쓸 때 의도적으로 이 단어들의 사용을 자제하는데, 이 두 단어의 도움 없이는 진실성이 전달되기 어려운 시대가 되어버린 것일까?

5.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일치하기는 어렵다. 뜻한 바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것을 알아서 더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