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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채무자 아들을 상담했다. 좋은 일로 상담했다면 좋았을텐데. 원칙적인 이야기만 해줄 수 밖에 없어서 미안했다.

살아보니 돈이 거짓말 하지 사람이 거짓말 하는 것 아니더라. 인심도 온정도 곳간에서 나는 것처럼.
사람을 보면 얼굴을 보고 자연스럽게 손을 본다.
혼자서 오리농장을 운영하는게 얼마나 고단하겠는가.
아들이 떠나고 내가 받은 그 강렬한 인상이 오래도록 남는다.

그분이 가고 나서 지점장하고 언쟁을 좀 벌이다
어찌되었든 더 기다려주기로 했다.

고된 노동이 주는 그 무게를
맨 몸으로 온전히 지고 가는 사람의 모습은
펜대만 굴리는 나같은 사람이 범접할 수 없는 존엄함이 있다.
그 무게에 눌리지 않고 일어설 수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믿음

나이가 들수록 종교는 없는 것이 인류에게 유익하다는 생각이 굳어진다. 더불어 기독교에서 안수기도도 사라져야 할 구습이라는 생각도.

나는 기독교라는 이 신앙을 버리지 않겠지만, 이대로는 예수도신자도 모두 죽는다. 예수라는 이름도 믿음도 믿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 숨쉬는 것이다. 신자가 죽으면 예수도 죽는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수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신자들의 염원처럼 빨리자란 교회는 이렇게 빨리 타락해버렸다. 교회의 타락을 보고 있자니 구원의 확신이 주는 저주라는 생각까지 든다. 구원에 대한 갈망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구원받은 자의 특권으로 스스로 면죄부까지 주며 살아가는 삶.

여기 안수기도를 주는 목사들의 면모를 보니 한국 개신교의 앞날에 무한한 영광이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게 믿음아니겠는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