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날씨가 춥기는 추운 듯. 보통 섭씨 5도 정도를 유지하는 방안 온도가 섭씨 2도까지 떨어진 것을 보면, 그나마 어제 오늘 날씨가 풀려서 다행. 따뜻한 아파트 살 때는 몰랐는데, 춥게 산다는 것이 사람을 참 게으르고 힘들게 만든다. 그런데 이것만 이겨내면 강철 추위도 범접하지 못할 건강을 준다. 이렇게 춥게 사는데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여름에는 덥게 겨울에는 춥게, 사람이 계절에 순응하면서 사는 것이 건강의 한 방법인 듯 싶다.
2.
날씨가 얼마나 추웠는지 수도가 얼어버렸다. 태어나서 이렇게 황당한 경험은 처음. 물이 안나오니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화장실도 못가고, 차도 못 끓여마시고. 아이러니한 생각이 들었는데, 겨울이라 다행이라는 것. 추워서 물을 많이 사용하지 않으니 다행이라는 생각. 추워서 수도가 얼었는데 이런 생각이 들다니.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기 나름인가 보다. 수도가 얼지 않도록 수도꼭지를 아주 조금만 열어두었다. 조금 많이 미안한 생각과 함께.
3.
요즘 시간이 맞지 않아서 운동을 한달 정도 쉬고 오늘 운동을 좀 했더니 어휴… 어지러웠다. 빈속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이런 증상이 더욱 심하다. 빈속이지만 운동강도도 평소 반정도였는데, 몸이 쉬는 동안 운동했던 기억은 잊어버렸던 모양. 쉬어가면서라도 어떻게 좀 더 하려고 했는데 막바지에는 토할 것 같아서 그만 두엇다. 자고로 식사는 제때 제때 먹어줘야 하고 운동도 쉬면 안된다. 몸이 금방 나태해진다.
4.
어제 반찬 가게에서 반찬을 사는데, 맛있어 보이는 잡채와 불고기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1인분을 샀다. 채식주의자가 되고 싶지만 채식주의자가 되기에 약한 나의 현실. 채식주의자로 변신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적은 고기의 맛난 유혹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자취라는 나의 삶. 굶기를 밥 먹듯 하다보면 어느 것이나 그냥 마구 먹게 된다. 매일 하루 3끼를 다 챙겨먹고 사는 것은 꿈같은 소리고, 하루 2끼라도 제대로 먹기가 힘들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위대한 까닭중 하나가 매일 우리의 식사를 챙겨주신다는 것이 아닐까. 엄마가 보고 싶다. 엄마랑 살 때는 밥만 먹어도 배가 불렀는데, 엄마랑 살 던 2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완벽했던 채식주의자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5.
좀 더 적극적인 생태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북극의 눈물을 보면서 마음이 참… 허기에 지친 북극곰을 보니 내 잘못인 것만 같았다. 아니 내 잘못이 맞지. 극한의 세상 끝에서 생존한 북극곰, 펭귄, 북극여우…… 모두 진정 위대한 승리자이다. 이 위대한 승리자가 인간의 탐욕으로 멸종의 위기에 서있다. 이들의 모두 사라지면 그 다음은 인간의 차례. 이들은 자신을 희생하며 인간에게 경고를 보내는 어머니 자연의 순교자들이다. 인간이 이들의 경고에 귀를 귀울이지 않는다면 인간의 미래는 더이상 미래라 부르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