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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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이 뒤숭숭한 이 시절에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여자는 알아주는 명문대 공대를 나왔다는데 생각하는 수준이 중학생 수준을 넘지 못하고. 상황이 이러니 상황파악과 대처 능력이 중2병 수준에서 왔다갔다 한다. 도올이 정확하게 지적했다. 구중궁궐에서 아무 것도 모르고 공주처럼 떠받쳐 살다 부모가 총맞아 죽은 비극을 겪은 여자의 정신상태. 무균의 상태에서만 지내 아무런 면역력도 갖지 못한 정서적 유아. 친구들하고 고무줄도 하고 넘어지기도 한 그런 정상적인 여자와 거리가 멀기에, 이 여자의 정신상태를 비롯한 모든 것은 정상과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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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 이틀 남았는데 그다지 유쾌하지가 않다. 모든 것이 태양때문인가. 지나치게 차분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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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상황이 태평성대를 누리다 보니 나의 주식계좌는 사상 최대의 마이너스를 기록 ㅋㅋ 어디까지 내려가나 보자.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실이 있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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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씨가 몇년 전 성당 주보에 기재한 글을 다시 읽다보니 뼈에 사무치게 엄마가 보고 싶다.  우리 모두는 그렇데 엄마의 희생으로 여기 서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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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싶었는데 겨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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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봄이 기다려진다. 지금부터 이러면 안되는데…

 

 

짧은 생각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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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고창 국민의당 후보인 유성엽 후보께서 회사 앞에서 연설을 하신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욕하신다. 그네들 당에 들어가셔야 할 분인데. 그당에 가셔야 정체성을 회복하시는 분인데.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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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퇴행이 불러온 삶의 퇴행. 이 둘은 따로가 아니라 늘 붙어간다. 정치의 퇴행의 최일선에 투표하는 보통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잊으면 안된다. 정치를 욕하고 정치인을 욕하기를 쉽지. 하지만 그들이 하늘에서 떨어졌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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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고 봄이 가고 있다. 무엇하나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나간다. 답답한 겨울의 끝자락, 그 연장선상에 선 봄. 계절은 늘 변함없고 변하는 것은 사람. 봄이 지난다. 찬란하게 아름다운 봄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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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좀 해보니 왜 하지 말라고 하는지 알겠다. 돈을 벌면 벌어서 잃으면 잃어서 사람의 심리를 자극한다. 욕망에 대한 근원적인 이전투구장이다. 합리와 합법의 영역이면서 말야.

 

 

짧은 생각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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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새정치를 할 것처럼 나가시더니 본인의 과거 발언도 기억하지 못하는 애처로운 모습에 마음이 아파온다. 국민의 당을 만드시겠다더니 승만이의 당을 만드실 기세. 중도를 걷겠다더니 새누리와 선명 보수 경쟁을 벌이시고. 어찌되었든 호남에서 잘 해보세요. 잘해야 호남의 자민련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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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오는 도시에 살다보니 겨울에 스노우 타이어는 필수. 따뜻한 남쪽이고 너른 평야가 있는 곳인데 눈이 왜 이렇게 많이 올까. 산악지형도 아니고 우리나라의 유일한 대평야 지역인데 겨울마다 눈이 눈이 온다. 지형적인 영향이지만 눈이 오면 힘들다. 어제는 60중 추돌사고가 났다. 눈이 눈이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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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통 음악을 듣지 못하네. 음악을 듣지 않으니 음반도 안사게 되고. 출퇴근 시간이 30분만 되면 차안에서라도 음악을 듣겠는데, 차를 타고 신호 몇번 받으면 회사앞. 일상에서 음악 듣는 시간을 좀처럼 빼지 못하고 있다. 삶이 팍팍하다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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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방송에 귀촌에 살고 있는 부부가 나왔다. 하얼과 폐달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부부. 환경 관련 단체에서 일을 해서 그런지 남다른 생태적 감수성을 갖고 있었다. 장흥의 숲속으로 들어가 전기 가스 수도, 아무 것도 들어오지 않는 그런 곳에서 살고 있었다. 한겨울에 냇가에서 빨래하는 수고도 감내하고 일찍 찾아오는 숲속의 밤도 전기 없이 살아가는 부부. 그렇게 살겠다는 의지의 결단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 새삼 깨닫았다. 그렇게 살겠다는 의지. 그 의지가 모든  불편함을 아름다움으로 바꿔놓았다. 보고 나서 시샘도 나고 부럽고 이런 저런 감정이 밀려왔다. 한동안 이들 부부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누구나 살 수 없는 삶, 하지만 그렇다고 선택 할 수 없는 삶도 아니다. 이들 부부가 부러운 것은 아무도 갈 수 없는 길을 걸어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구나 갈 수 있는 길을 걸어서도 아니다. 그 가운데 서서, 경계의 삶을 온전하게 맞딱트리는 그 삶의 모습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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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가는구나…